잘 못 날아들어온 아기 참새, 가슴 찡한 엄마 참새의 모성애
우리 매장에는 야생것(?)들이 자주 들어 와요.
주인을 얕보는 건지, 아니면 해치지 않을 사람으로 보는 건지 ‥. ㅎ
지난번에는 길고양이가 들어와 하루 데리고 잔 후 방생을 해 줬는데, 이번엔 아기 참새가 날아 들었어요.
물건들 때문에 외진 곳이 많은데다 참새라는게 크기도 작고 날아 다니는 거라 잡기가 쉽지가 않았어요.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는데도 그 쪽으로 갈 생각은 안하고 자꾸 구석진 곳으로 숨어드니 내보내려면 일단 잡는 수밖에.
참새가 들어 온 날은 에어컨 뒤로 숨어 들어 도저히 꺼낼 수가 없어, 전기선 같은 거 쪼아 사고나 나지 말길 바라며 문을 잠그고 퇴근을 했어요.
다음 날, 아침 어찌어찌해서 겨우 참새를 잡았어요.
작고 귀여운 아기 참새, 정말 '참새'처럼 생겼어요. ㅎㅎ
귀엽고 똘망똘망하고.
엄마는 어디서 잃어버린거니?
와~ 콩알 만한 놈이 어찌나 사납게 난리법석인지요.
야생의 느낌이 물씬 물씬 풍겨요.
힘찬 날갯짓 보이시지요?
작은 부리를 힘껏 벌리며 깍깍대고 잡은 손을 쪼려고 발버둥쳐요.
"옴뫄~ 왜이러삼? 뭐 하는겨 시방?"
"옴뫄~ 울 엄니가 배는 아무데서나 내 놓지 말랬는디~ 좋은 말 할 때 그만하쇼."
고개를 아주 빳빳이 들고 있어요.
"옴마야~ 이러지 말라니께롱!!!!! 봤네, 봤어!"
예쁘장한 얼굴과 자그마한 몸에 비해 살벌하게 크고 무섭게 생긴 참새 발.
의외였어요.
조심스레 밖으로 들고 나가 놓아주니 앞 전깃줄 쪽으로 날아가는데, 동시에 옆에서 조금 더 큰 참새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날아 와서 몇 번을 두 마리가 번갈아 가며 짹짹 거리더니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날아가더군요.
순간 가슴이 찡~
아마 엄마 참새가 아닐까 싶어요. 밤새 새끼 소리는 나고 보이지는 않으니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새끼는 새끼대로 많이 무서웠겠지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엄마 참새 한테 무지하게 혼났을 듯.
아기 참새야, 다음엔 네비게이션 잘 키고 다니고 혹시 생각 나면 제비씨라도 서 너개 물어다 주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