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 날려 줄 한국형 얼음과자 식혜 하드
엿기름이 생겼어요.
마트에서 산 게 아니라 시골에서 가져온 거라 귀한 거라는 생각에 식혜를 얼른 만들었어요.
더운 날씨에 하드나 아이스크림이 냉동실에 없으면 서운해하는 아그들을 위해서 식혜를 하드로 만들었어요.
몸에 아주 좋은 하드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많이 달지 않게 만들었고 밥까지 들어갔으니 시판용 하드보다는 쬐~~끔 낫겠지요? ^^
준비물; 엿기름, 밥, 설탕, 생강, 생수
엿기름을 물에 20여분 담가 두었다가 사진처럼 바락바락 2-3분 주물러, 성분이 다 물에 빠져 나오도록 해요.
경험상 이것이 식혜에서 깊은 맛이 나는 첫번째 조건이에요.
다른 양푼에 체를 받쳐 국물을 걸러 담아 한 쪽에 두고, 처음 사용했던 양푼에 체에 받친 엿기름을 다시 붓고 다시 바락바락 한참 주물러 또다른 양푼에 국물을 받쳐요.
엿기름은 꽉 눌러 짜고요.
저는 물의 양을 많이 잡아 두 번 걸렀는데, 서너번 걸러내면 더 완벽하겠지요.
이 물은 처음부터 다 쓰는게 아니라 남겨 두었다가 식혜를 끓일때 부을거에요.
엿기름 물 받은 양푼을 한 시간쯤 가만히 두면 앙금이 가라 앉으며 비교적 맑은 물이 생겨요.
밥은 일부러 한 게 아니라, 주말 농장에 가며 밥을 했는데 밥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물 대중을 못해 고슬밥이 됬는데, 그 남은 밥을 사용했어요.
식혜밥은 고슬고슬해야 제 맛.
깊은 맛의 식혜를 만드는 두 번째 조건은 식혜밥을 많이 안 먹는다고 밥을 너무 적게 넣으면 싱거워져요.
밥은 넉넉히~
우린 식혜 밥도 잘 먹어 걱정없어요. ㅎ
밥이 들은 전기 밥솥에 가라앉힌 엿기름 물을 가만히 따라 부어요.
앙금이 섞이지 않게 조심한다고 해도 저는 하얀 식혜가 안되더라고요.
앙금이 안 들어가야 하얗게 된다고 하던데 ….
아무래도 아까운 마음에 국물을 최대한 따르다 보니 앙금이 섞여 들어가나봐요.
다섯시간 이상 보온으로 둔 후, 밥 알이 동동 뜨고 손으로 밥 알을 으깼을때 뭉그러지면 잘 삭은 거에요.
큰 솥에 삭힌 식혜를 붓고 남겨 두었던 엿기름 물을 앙금 안 들어가게 조심조심 마저 붓고 생강 몇 알 편으로 썰어 넣고 팍팍 끓여요.
거품은 중간 중간 모두 걷어 주고 10여분 끓이다가 설탕 붓고 녹을 만큼 더 끓여 불을 꺼요.
아유~ 번거롭지유~?
걍 마트에서 파는 식혜 사다가 맹글어도 되유~
밥 알과 국물이 골고루 섞이게 흔들어서
하드 통에 부어서 얼려버려유~
모양이 심심하다 싶으면 잣이나 자른 대추 몇 개씩 넣어주구유~
간단혀유~~ ^^
냉동실 깊숙한 곳에 숨겨 두었어요.
얼기도 전에 애들이 먹어 버릴까봐~ ㅎ
봐요, 사진 찍기도 전에 울 큰 딸이 하나 먹어치웠잖아요. ㅎ
짜잔~
예상은 맨 밑에 대추, 그 위에 밥알, 마지막에 국물 순으로 얼길 바랬는데 대추가 가벼워 위로 떠 버렸네요.
뭐, 어때요, 맛만 있으면 되지~~
밥 알이 딱딱할 거란 편견은 버리셔요.
삭은 밥이라 전혀 딱딱하지 않고, 식혜 국물도 사각사각 잘 베어 물어져요.
맛이야 말해 뭐해요, 끝내줘요. ^^
일반 하드나 아이스크림보다 덜 달아 먹고 나서 텁텁함이 거의 없어요.
시원한 맛은 두 세배 더 크고요.
올 여름엔 한국형 얼음과자 식혜 하드로 더위를 날려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