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국물 찌든 페트병, 감탄 절로 나온 세척 방법
멸치 국물을 담아 두고 먹었던 페트병을 다시 써야 할 일이 생겼어요.
우리 집 살림 규모에 맞지 않게 너무 큰 용량의 까나리 액젓을 지난 김장철에 샀는데, 엄마에게 나눠 드리려고 하거든요.
다른 마땅한 그릇도 없거니와 멸치 국물 담아 두었던 이 페트병이 다른 것과 다르게 두툼하고 단단하기도 하고, 젓갈 따를때 좋기도 할 것 같아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런 이런~
병 속이 닦이질 않아요.
물을 조금 넣고 아무리 흔들어 대도 올록볼록 굴곡이 있는 부분은 꿈쩍도 안 해요.
반을 확 갈라 철수세미로 벅벅 닦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요. ㅜ
사진은 그나마 양반이구요, 실제로 보면 더 엉망입니다.
팔 흔드는 노동력 만큼 결과가 안 나와 콧 김 푹푹 내 뿜으며 서 있자니, 가스렌지 옆에 두고 사용하는 굵은 소금 뚝배기가 눈에 보여요.
소금이나 달걀 껍질이 페트병 청소에 사용 된다는 이야기가 퍼뜩 떠 올랐어요.
굵은 소금을 작은 찻숟갈로 세 네번 떠 담고
뚜껑 꼭 막아
'쉐키~ 쉐키~'
마구 흔들어요.
안에서 소금 흔들리는 소리에 힘 든 줄도 몰라요. ㅎㅎ
촤라락 촤라락~
거꾸로 쥐고도 흔들고
똑바로 잡고도 흔들고~
멸치 국물 왕소금 칵테일을 만들어요. ^^
위 아래로 바꿔 잡아 가며 대여섯번씩 흔든 후 소금을 쏟아 봤더니, 소금이 노랗게 변해 있어요.
깨끗한 물로 서너번 헹구면 냄새까지 사라진 새 것같은 페트병이 되요.
만약 달걀 껍질로 한다면 준비도 해야 되고 뒷처리에 손이 좀 갈텐데, 소금은 따로 준비할 것도 없고 사용후 그냥 흘려 버리면 되니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히야~ 기가막히다, 기가막혀.
얼룩 한 점없이 완벽하게 세척이 됐어요.
제 속이 다 개운합니다.
액젓 담아 큼직하게 '까나리 액젓'이라고 이름표 붙여 엄마에게 가져다 드릴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