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후 남은 산적이 햄버거 스테이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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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정의 제사상에는 꼭 소고기 산적이 올라갑니다.   제삿상 규칙에 맞게 3장이 2센치 두께로 제 손바닥 두개는 합친 크기로 오르지요.   제사가 끝나면 엄마는 막내 사위 갖다 주라고 항상  챙겨 주십니다. 
 
그런데 이 산적은 그냥 데워 먹기에는 너무 퍽퍽 하고 해서,  잘게 잘라 국으로 다시 끓여 먹던가 당면과 섞어 뚝배기 불고기 비슷하게 해서 먹곤 했습니다.
며칠전,  엄마도 뵌적없다는 증조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때 가져온 산적입니다.   이번엔 갈아서 아이들 좋아하는 햄버거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삶아 먹고 남은 고구마가 냉장고에 있길래 전자렌지에 데워서 으깨놓고, 냉동실에 있던 돼지 고기 두 주먹 분량을 녺여 깨끗한 종이위에 올려 핏물을 빼주고


믹서기에 산적을 잘게 잘라 계란 두개랑 섞어 갈아 양푼에 꺼내 놓고, 돼지 고기에 계란 한개 섞어 갈아 양푼에 또 꺼내 놓고 으깬 고구마,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양파 한개 잘게 다진 것, 마늘 한 수저, 빵가루 두 컵 넣어 마구 치댔습니다.
에공~ 숨차라.

 

이 상태로 잘 덮어 냉장고에 두 시간 넣어두었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로만 소스 건더기(?)를 만들었습니다.   스테이크소스는 시판용이구요.


식용유나 올리브유에 살짝 볶다가 자박하게 물을 부어 채소들이 씹히는 맛이 살아 있을 만큼만 끓이다가 스테이크양에 따라 소스를 부어 보글 보글 한번만 끓였습니다.   전 더 맛있을까 싶어 케찹 두 수저에 설탕 조금   넣었어요.

 

동글 납작하게 고기를 빚어 앞 뒤면에 밀가루 발라 은근한 불에서 기름 살짝 두르고 25분쯤 익혔습니다.
소고기는 익은 거지만 돼지 고기가 들어가서 뚜껑 덮어 익히다가 마지막 5분은 열어 놓고 익혔어요.


남은 것은 한 조각씩 호일에 싸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고기가 궁할때 꺼내 녹여 먹어요.


한 두개씩 남아 있던 사과, 귤, 감, 고구마, 양배추 조금, 방울 토마토 다 섞어 곁들였습니다.
떠먹는 요구르트 하나에 마요네즈 한 수저 섞어 뿌렸더니 맛있더군요.


소스를 좍~ 뿌려놓고 보니 두툼한 햄이 거슬리는군요.   섬세하지 못한 부지깽이 손 같으니라구.....


그래도, 맛은 최고였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꺼 보다 더 맛있다고 합니다. 울 애들이... ㅋㅋ


음악도 잔잔하게 깔아 줄껄...  다 먹고 나니 후회됩니다. ^^

 

소스가 약간 남아서 다음 끼니에 계란에 얹어 먹었더니, 이것도 괜찮네요.



우리 나라 제사음식이 서양의 음식으로 탈바꿈했으니, 흔한 말로 퓨전 음식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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